• Total : 2344711
  • Today : 310
  • Yesterday : 1527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2065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박노해 물님 2020.11.17 1455
22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1451
21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451
20 까미유 끌로델의 詩 구인회 2020.05.10 1450
19 흰구름 물님 2017.10.24 1446
18 물님 2020.09.05 1445
17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1444
16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1442
15 수운 최제우(崔濟愚)의 시 물님 2020.08.04 1441
14 날들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박노해 물님 2020.06.30 1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