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821
  • Today : 482
  • Yesterday : 93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400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꽃자리 물님 2013.02.14 3006
312 박재삼, 「가난의 골목에서는 [2] 물님 2013.01.23 3003
311 고독 [4] file sahaja 2008.05.18 3000
310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 [2] 구인회 2013.09.18 2999
309 아침에 쓰는 일기.3 [2] 하늘꽃 2008.05.20 2995
308 세가지의 영혼, 세가지의 기도 [2] 물님 2009.07.02 2983
307 램프와 빵 물님 2014.02.10 2975
306 그 꽃 [1] 물님 2009.11.22 2970
305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2968
304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2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