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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부터 내적 자유를 보존하라

2011.09.15 01:13

물님 조회 수:6247

 

 

베드로서는 밖에서 오는 피할 수 없는 고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방법은 고통을 받아 들이되 동시에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통해 고통으로부터 내적 자유를 보존하라는 것이다. 저자가 고난 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이 지구에서 타향살이 하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즉 태어났다 죽는 존재가 아니라 왔다 가는 존재라는 사실이다.

적대적인 상황에서 오는 고통을 극복하는 길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당하는 데 있다. 어떤 악도 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이길 수 없다. 그것은 빛이 어둠을 이길 수 없는 이치와 같다. 나는 상처 받을 수 있지만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는 상처 받을 수 없다는 확고한 믿음의 중심이 세워질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내적 자유를 지켜낼 수 있다.

 

스페인 아빌라의 성녀 테레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어느 것도 두려워 마십시오. 아무 것에도 놀라지 마십시오. 모든 것은 사라지지만 하느님은 변치 않으십니다. 인내가 모든 것을 얻게 합니다. 하느님을 모신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없으니 하느님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길은 자유의 길이다. 그것은 모든 공포와 두려움으로 부터의 자유이다. 외적 상황 뿐만 아니라 인간의 연약한 본성과 무지가 주는 두려움에 근거한 성격으로 부터의 자유이기도 하다. 하느님을 내 안의 지성소에 모시고 그 분의 사랑으로 충분하다는 체험을 해가는 사람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무서운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적용되는 사람일 것이다. 이렇게 두려움이 극복된 삶의 변화를 우리는 어떻게 성취할 수 있을까? 베드로전서의 저자는 조상들에게서 물려 받은 헛된 삶의 방식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바로 그 첩경임을 말하고 있다.(1:18)

 

인간은 누구나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가짜 삶의 요소가 있다.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란 조상들에게서 물려 받은 헛되고 공허한 삶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마타이오스(mataios)는 ‘헛된’ ‘공허한’ ‘무 無’를 뜻한다. 본래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것을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 삶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찬 삶으로부터 깨어나는 것이 구원이다. 그리스도는 이 환상의 가짜 삶으로부터 우리를 깨어나게 하신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무지한 삶으로부터 (1:14) 어둠과(2:9) 길 잃음에서 (2:25) 구출하신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다. 그들은 존재의 왕이며 자유인이다. 그들에 대해서 세상은 결정권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이 주는 헛된 환상과 꿈에서 깨어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지 종파적 종교의 교주가 되기 위해 오신 분이 아니다. 세상의 지배와 위협, 조상 대대로 물려 받은 헛된 생활 방식으로부터 벗어난 승리의 삶을 우리는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삶의 틀과 사슬로부터 풀려 난 삶의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가능성의 모든 문을 열어젖히게 한다. 두려움과 근심에서 벗어나게 한다. 사람들의 평판에 전전긍긍하게 하지 않는다. 보다 깊은 내적 고요와 자유, 사랑의 실천을 다해 갈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상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틀로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 부모가 내면화 시킨 무의식적 틀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따르고 있다. 초인격 심리학자 파디만 (J.F Fadiman)은 정형화된 방식으로 반복되어 미리 내다 볼 수 있는 행동 방식을 개인 드라마라고 부른다. 그는 심리 치료의 과제를 개인 드라마에게서 거리두기로 이해한다. 파디만이 통찰하는 바처럼 구원이란 무의식적 사고와 감정과 행동의 틀이나 개인 드라마에서 해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