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6515
  • Today : 765
  • Yesterday : 859


고해

2013.02.28 17:27

지혜 조회 수:2939

 

고해

 

 무서운 거라고

세상이 아닌

먹지 못한 밥이 무서운 거지

육신의 끼니만 꼬박 챙기고

위로 아래로

왼쪽 오른쪽으로도 먹지 못했던 밥

그 밥의 눈물이 시방 두려운 거지

저리 뚝뚝 떨어지다가

내 발등을 뚫어버릴까 봐

그 밥의 눈물이 무서운 거지

아니지 아니지

여전히 도망칠 궁리만 하는 내 발이 두려운 거지

끼니는 거르지 않으면서 뒤도 안 보는 내가 내게 미안한 거지

혼 없는 한숨이 너무 무서운 거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 새벽 노을 [1] 지혜 2011.09.21 3102
209 똥의 고독 [1] 지혜 2011.09.02 3106
208 가을 편지 [1] 지혜 2011.09.19 3106
207 오월의 기도 도도 2012.05.24 3106
206 답청踏淸 [1] 지혜 2013.12.07 3106
205 씨앗의 힘 [2] 지혜 2011.10.12 3111
204 차례상 [2] 지혜 2012.10.03 3111
203 닫혀진 아침 [1] 지혜 2011.10.11 3112
202 8월의 코스모스 [1] 지혜 2011.08.12 3112
201 이름 값을 하는 절기 [3] 지혜 2011.09.26 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