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380
  • Today : 1057
  • Yesterday : 110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447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3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4518
212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4516
211 천사 [2] 하늘꽃 2008.05.14 4515
210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4509
209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4507
208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4504
207 하늘 냄새 [1] 물님 2011.10.10 4503
206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4502
205 모든 것을 사랑에 걸어라 / Rumi 구인회 2012.10.12 4500
204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4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