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0352
  • Today : 1029
  • Yesterday : 1104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511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빈 들판 - 이 제하 물님 2012.05.07 4320
262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4321
261 사철가 [1] 물님 2009.03.16 4321
260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4322
259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329
258 물님! 나는 천개의 바람 (들어 보세요) [1] file 하늘꽃 2010.03.06 4334
257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4334
256 길 잃고 [1] 물님 2011.01.12 4335
255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4338
254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4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