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1138
  • Today : 1016
  • Yesterday : 927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2494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구인회 2012.07.24 2463
102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463
101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2463
100 깨끗한 말 물님 2019.09.11 2460
99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2459
98 진정한 여행 물님 2017.02.24 2458
97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2457
96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454
95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2452
94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2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