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3194
  • Today : 98
  • Yesterday : 943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76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598
262 시론 물님 2009.04.16 2599
261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2599
260 눈동자를 바라보며 [1] file 운영자 2008.12.28 2604
259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604
258 고독에게 1 요새 2010.03.21 2605
257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2607
256 김남주, 「추석 무렵」  물님 2011.09.14 2607
255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2610
254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