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 | 포도주님독백 [7] | 하늘꽃 | 2008.08.21 | 3479 |
92 | 웅포에서 [1] | 하늘꽃 | 2008.06.24 | 3479 |
91 | 강 - 황인숙 | 물님 | 2012.07.12 | 3478 |
90 |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 하늘꽃 | 2008.06.30 | 3476 |
89 | 하늘꽃 [3] | 하늘꽃 | 2008.10.23 | 3472 |
88 |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 물님 | 2016.02.05 | 3467 |
87 |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 운영자 | 2007.07.19 | 3465 |
86 | 눈 / 신경림 | 구인회 | 2012.12.24 | 3463 |
85 | 눈물과 미소 -칼리지브란 | 구인회 | 2012.10.22 | 3461 |
84 | 진정한 여행 | 물님 | 2017.02.24 | 3460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