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기도 -김현승
2011.10.18 05:16
가을의 기도
김 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33 | 문태준 - 급체 | 물님 | 2015.06.14 | 3233 |
332 |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 물님 | 2015.05.19 | 3113 |
331 | 세월이 가면 | 물님 | 2015.02.20 | 3020 |
330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3131 |
329 | 담쟁이 | 물님 | 2014.05.13 | 3538 |
328 | 페르샤 시인의 글 | 물님 | 2014.05.02 | 3983 |
327 | 봄은 울면서 온다 | 도도 | 2014.03.25 | 2993 |
326 | 램프와 빵 | 물님 | 2014.02.10 | 3663 |
325 | 나무학교 | 물님 | 2013.11.27 | 3484 |
324 |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 솟는 샘 | 2013.11.06 | 3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