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846
  • Today : 613
  • Yesterday : 831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3616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눈 / 신경림 구인회 2012.12.24 3108
312 하늘꽃 [3] file 하늘꽃 2008.10.23 3109
311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3113
310 분수 -물님시 [1] file 하늘꽃 2007.08.29 3115
309 꼬리잡기 [5] 운영자 2008.09.15 3117
308 떼이야르드 샤르뎅 [2] 운영자 2008.09.04 3118
307 바다 [3] 이상호 2008.09.08 3118
306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3119
305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3127
304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3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