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2020.09.09 20:50
내가 저녁을 슬퍼하면서,
가을이 슬퍼할 것이 없는데도 슬퍼지는 이유를 알겠다.
하루의 저녁이 오면, 가파른 산이 붉어지고, 뜨락의 나뭇잎이 잠잠해지고,
날개를 접는 새가 처마를 엿보고,
창연히 어두운 빛이 먼 마을로부터 이른다면,
그 광경에 처한 자는 반드시 슬퍼하여 그 기쁨을 잃어버릴 것이니.
해를 아껴서가 아니요,
그 기운을 슬퍼하는 것이다. 하루의 저녁도 오히려 슬퍼할 만한데,
일 년의 저녁을 어찌 슬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옥李鈺의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士悲秋解>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93 | 가면 갈수록 | 물님 | 2020.01.15 | 3384 |
392 |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 물님 | 2020.04.29 | 3384 |
391 | 서성인다 - 박노해 | 물님 | 2017.09.19 | 3385 |
390 | 운명 - 도종환 | 물님 | 2017.05.21 | 3386 |
389 | 사랑 -괴테 | 물님 | 2019.05.11 | 3386 |
388 | `그날이 오면 ,,, 심 훈 | 구인회 | 2010.02.25 | 3388 |
387 | 동곡일타(東谷日陀) 스님 열반송 | 물님 | 2019.06.30 | 3388 |
386 | 별 헤는 밤 / 윤동주 | 구인회 | 2010.02.08 | 3389 |
385 | 이스탄불의 어린 사제 | 물님 | 2019.12.18 | 3389 |
384 |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1] | 물님 | 2018.03.31 | 33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