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0600
  • Today : 759
  • Yesterday : 1032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3311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그대를 생각하면 [1] 구인회 2008.03.01 3893
332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3888
331 예수에게 1 [3] file 운영자 2008.04.20 3884
330 이병창 시인의 ㅁ, ㅂ, ㅍ [1] 송화미 2006.09.13 3876
329 내 마지막 순간 -타고르 [1] 구인회 2013.07.06 3856
328 [5] 운영자 2008.09.29 3855
327 사하자입니다~! [3] file sahaja 2008.08.27 3831
326 다이아몬챤스 공개^^ [2] 하늘꽃 2008.04.22 3825
325 달팽이.2~ [1] 하늘꽃 2008.06.09 3816
324 유혹 [3] 하늘꽃 2008.04.23 3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