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0269
  • Today : 147
  • Yesterday : 927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260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3 사철가 [1] 물님 2009.03.16 2479
142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478
141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2476
140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76
139 평화의 춤 [1] 물님 2009.05.18 2475
138 시론 물님 2009.04.16 2474
137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2468
136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2468
135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2467
134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24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