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6337
  • Today : 566
  • Yesterday : 1043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3586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이 게시물을
목록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3 가을은 아프다 / 신 영 [2] 구인회 2010.09.11 3910
62 고독에게 2 요새 2010.03.21 3907
61 길을 잃으면 물님 2019.09.30 3900
60 '나에게 영웅은' 물님 2019.09.30 3834
59 물.1 [3] 요새 2010.07.22 3829
58 스승 물님 2018.05.17 3827
57 길 물님 2020.09.05 3804
56 가을 노래 - 이해인 물님 2017.11.02 3781
55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3760
54 선비가 가을을 슬퍼하는 이유 물님 2020.09.09 3711
쓰기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