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5567
  • Today : 1021
  • Yesterday : 1245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2008.04.07 21:53

운영자 조회 수:2459


왼손의 쓸쓸함에 대하여
                                    이 병 창

기쁨의 도시라는 거대한 간판 아래
거리에서 태어났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널려있었다.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자문하며 걸어가던
켈카타의 거리
한 여인이 구걸의 손을 불쑥 내밀었다.
아이 업은 그녀의 손바닥에 동전을 올려놓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손을 거두어들인 다음
다른 손을 내밀었다.
이게 웬일인가  
나는 무표정한 그녀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고
그녀는 군중 속으로 사라졌다.

오늘 오후 봄빛에 취해 있노라니  
내 기억속의 그녀가 걸어 나와
내 앞에 다시 서있다.
전생을 내려놓지 못한 내 오른손의 부끄러움
쓸쓸한 나의 왼손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08. 4.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217
332 전화 -마종기 시인 물님 2012.03.26 1222
331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225
330 진달래 ∫ 강은교 file 구인회 2010.02.23 1230
329 물님 2012.06.14 1232
328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1233
327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1235
326 행복 요새 2010.07.20 1237
32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238
324 거룩한 바보처럼 물님 2016.12.22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