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9621
  • Today : 963
  • Yesterday : 1410


전화 -마종기 시인

2012.03.26 17:32

물님 조회 수:1244

 

전화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많은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해서
돌아오 문을 열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
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를
비벼대고 은근히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3 문태준 - 급체 물님 2015.06.14 1376
332 낯선 곳에서 살아보기 물님 2015.05.19 1395
331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296
330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1309
329 담쟁이 물님 2014.05.13 2046
328 페르샤 시인의 글 물님 2014.05.02 2369
327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1620
326 램프와 빵 물님 2014.02.10 2112
325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1976
324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1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