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5731
  • Today : 801
  • Yesterday : 1451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1549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410
312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1410
311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1411
310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1411
309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411
308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1412
307 사랑 요새 2010.12.11 1412
306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412
305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1413
304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