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988
  • Today : 1214
  • Yesterday : 1280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2007.08.19 23:36

운영자 조회 수:1869

         화순 운주사


                              이 병 창



     나를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천불 천탑(千佛 千塔)
     그 하나가 부족하여 날 새버린
     개벽의 꿈이 아쉽다고
     말하지 말라
  
     마지막 하나의 부처가
     내 배꼽 위에 앉아 있는
     너 자신임을 알기 까지는
     화순 들녘의 땀흘리는 중생들이
     바로 내 자식들임을 알지 못하리라


     나를 보고 미륵세상을 노래하지 말라
     내 몸이 부서져 닳고 닳아도
     여전히 한스러운 세상
     나의 기다림은 멀다


     나를 누워있는 부처라고 부르지 말라
     나의 발끝에서 더 이상 절하지도 말라
     너희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일어서지 않을 때
     나는 돌이 되어 이렇게 꿈틀거리고 있다.


     이밤이 새기 전에 그대
     일어서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
     팔다리 잘려진 나의 용화 세상을
     그대의 가슴 속에서 열어야 한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83 스승 물님 2018.05.17 1254
382 가면 갈수록 물님 2020.01.15 1257
381 꿈 - 헤르만 헷세 물님 2018.08.13 1261
380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 물님 2020.04.29 1269
379 수운 최제우(崔濟愚)의 시 물님 2020.08.04 1269
378 사랑 -괴테 물님 2019.05.11 1276
377 행복 - Hermann Hesse 물님 2019.12.07 1276
376 자기 삶의 연구자 물님 2018.06.06 1284
375 내 인생의 책 물님 2020.08.05 1287
374 나도 어머니처럼 - 박노해 물님 2019.05.13 1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