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한잔의 웃음
용타 큰 스님ㅡ 안색선백 顔色鮮白이랄까? 얼굴 빛이 훤합니다 사람나이 고희면 마지막 근심이 서려있을 법 세상 근심을 다 여은듯, 아이처럼 맑고 웃음소리가 큽니다
한 영혼의 모습이 어찌 그리 맑은지 성화聖畵나 성인들의 그림에 후광을 그려 넣는데 나중에 스님 초상화에 후광을 하나 그려 놔도 어색하지 않을 성 싶습니다. 진달래가족들 텐에니어그램 행자를 맞이하는 마음도 자비심 가득, 손수 차 한 잔 대접에 가득 붓고요 아껴둔 재미난 예기를 봇물터지듯 쏟아냅니다. 더군다나 이 곳에 온 예수 믿는 사람들의 마음의 부담과 불편을 짐작하셔서 일까? 구성지게 찬송가를 뽑아냅니다. 스님이 절에서 부르는 찬송가도 처음이지만 찬송가를 그렇게 잘부르는 스님도 처음입니다 게다가 초파일에는 절에 찬송가가 울려퍼져야 한다며 한 곡조 뽑고 가라시는데... 존재가 찬송인 스님의 찬송가에 은혜받는 날
지혜광명 知慧光明 무량 정신의 번개 같은 도력 道力이 뿜어내는 빛, 참 마음이 뿜어내는 환한 빛에 뭇 영혼이 배부릅니다
sial 귀신사허(歸信寺墟)
가을 풀 가득한 곳 석양 중에 와보니 홀로선 빈산에서 생각은 끝없어라
탑은 무너져 꽃도 없는 곳에 단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부서진 비석 위에는 들풀이 엉켜 있네
얼마간의 성패야 흘러가는 물 같은 것 옛날에도 관하에서 기러기를 날려 보내지 않았나
세상의 흥망은 모두 이와 같을 까 기다리지 못하고 천공에게 물어보네
김시습(金時習 1435-14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