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1093
  • Today : 710
  • Yesterday : 106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530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4664
262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4663
261 초혼 [1] 요새 2010.07.28 4662
260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4662
259 박성우, 「소금창고 물님 2011.10.24 4657
258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4656
257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4653
256 Rumi / Become the Sky 하늘이 되라 [3] sahaja 2008.04.16 4653
255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4652
254 확신 [2] 이상호 2008.08.03 4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