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3599
  • Today : 725
  • Yesterday : 1340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174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699
302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699
301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699
300 이별1 도도 2011.08.20 1701
299 이기인- 소녀의 꽃무뉘혁명 [1] 물님 2012.01.13 1701
298 새벽밥 물님 2012.09.04 1703
297 거울 물님 2012.07.24 1707
296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708
295 음악 [1] 요새 2010.03.19 1709
294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1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