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3740
  • Today : 866
  • Yesterday : 1340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1755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696
312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1696
311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697
310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698
309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698
308 나비 (제비꽃님) [1] 고결 2012.07.05 1698
307 고향집 오늘밤 / 이중묵 이중묵 2009.04.06 1699
306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699
305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700
304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