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3561
  • Today : 687
  • Yesterday : 1340


나무학교

2013.11.27 08:25

물님 조회 수:2401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나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1710
292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1710
291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1710
290 Looking for blue bird.... [3] file 이규진 2009.06.26 1711
289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1712
288 김종삼, 「라산스카」  물님 2012.07.24 1712
287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712
286 절망은 나무 벤치 위에 앉아 있다. 물님 2021.12.09 1712
285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713
284 봄밤 - 권혁웅 물님 2012.09.20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