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10.09.09 09:13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23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2742 |
222 | 신현락, 「고요의 입구」 | 물님 | 2013.01.08 | 2742 |
221 | 구름의 노래 [1] | 요새 | 2010.07.28 | 2742 |
220 |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 | 이중묵 | 2009.01.24 | 2740 |
219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2738 |
218 |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 | 구인회 | 2010.07.27 | 2736 |
217 | 최영미, 「선운사에서」 | 물님 | 2012.03.05 | 2731 |
216 | 3분간의 호수 - 서동욱 | 물님 | 2012.05.23 | 2725 |
215 | 이장욱, 「토르소」 | 물님 | 2012.03.27 | 2725 |
214 |
하늘꽃
[3] ![]() | 하늘꽃 | 2008.10.23 | 2724 |
아직가지 않은 길.. 더 멀리 가야할 길을 찾아 길 떠나는 님
그 길을 가고 안가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이승의 모든 길은 나로부터 나고 있으며,
그 길이 바로 '나'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