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286
  • Today : 881
  • Yesterday : 1071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931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3 행복 요새 2010.07.20 2245
82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2245
81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2243
80 낙화 - 이 형기 물님 2012.10.23 2243
79 추우니 함께 가자 - 박노해 물님 2016.02.02 2242
78 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물님 2012.10.09 2242
77 시인의 말 [1] file 하늘꽃 2009.01.17 2241
76 가장 좋은 선물은 ? 물님 2010.12.23 2240
75 물.1 [3] 요새 2010.07.22 2236
74 [2] 요새 2010.09.09 2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