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87458
  • Today : 536
  • Yesterday : 1151


2010.09.09 09:13

요새 조회 수:4230

                                                                       이 병 창

 

         길을 보면 가고 싶다

         가을걷이 끝나가는

         산길을 돌아서

         마침내 석양이 지는 곳

       

         퇴적암처럼 쌓여진

         나의 이별들을

         지우고 또 지우다가

         이제는 어떤 산새의 울음 소리

         흘러가는 물 소리에도

         귀를 닫고 가는 길

         이승의 길들은 모두

         나에게로 가고 있다.

 

         이렇게 끝이 날 수는 없다고

         소리 죽여 울고 있는 산천

         바로 이 길을 따라서

         나는 길 없는 저 산 너머로

         노아의 배를 만들러 가야 한다.

 

         사람의 발자국 소리가

         모두 지나가 버린 길을 보면

         나는 숨이 차다

         길을 가면 나도

         길이 되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4280
222 감각 요새 2010.03.21 4281
221 포도가 저 혼자 file 요새 2010.07.18 4281
220 섬진강 / 김용택 file 구인회 2010.02.18 4283
219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4283
218 나는 눈물을 갖기를 원합니다. [2] 요새 2010.06.19 4288
217 김수영,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 [1] 물님 2011.10.18 4290
216 삶이 하나의 놀이라면 물님 2012.04.07 4292
215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4297
214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4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