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8724
  • Today : 1230
  • Yesterday : 1268


웅포에서

2010.12.05 19:47

요새 조회 수:1529

         

                                                          이 병 창

 

          입춘이 지난 철새들은

          근질거리는 날개짓으로

          시베리아의 꿈을 털고 있다.

 

         배들은 모두 떠나가고

         물그림자만 길게 남아서

         옛 이름을 지키고 있는 웅포

         내 소년기 영혼의 성감대를

         열어젖히던 덕양정의 갈대 소리가

        오늘은 더욱 푸근하다.

 

       세상은 변한 건 없다.

       새롭게 모양 낸 강둑을 따라

       여전히 하루에 두 번씩 오고 가는

       조수의 흐름처럼

       나도 때마춰 너에게

       오고 갈 뿐.

 

      이제는 피도 눈물도 썩고 썩어서

     어떤 대책도 없는 황토빛으로

     흘러가는 금강

     아침 노을보다는

     더욱 황홀한 석양 끝에 서서

     나는 또

     기다리고 있다.

     네가 질 때까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풀 - 김수영 [1] 물님 2011.12.11 1520
322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1522
321 초혼 [1] 요새 2010.07.28 1523
320 이별1 도도 2011.08.20 1524
319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1524
318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1526
317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526
316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526
315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1527
»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