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447
  • Today : 1157
  • Yesterday : 1145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2162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2155
302 10월 [1] 물님 2009.10.12 2147
301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146
300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2131
299 RUMI Poem 2 [2] file sahaja 2008.04.21 2125
298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2124
297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2117
296 기도.2 ( 물님) [2] 하늘꽃 2008.04.23 2109
295 [4] file 새봄 2008.04.03 2093
294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2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