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131
  • Today : 1257
  • Yesterday : 1340


山 -함석헌

2012.10.06 08:41

구인회 조회 수:1773

              

                   
                    

   
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이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 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 함석헌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709
102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709
101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709
100 이별1 도도 2011.08.20 1709
99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708
98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708
97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707
96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707
95 행복 요새 2010.07.20 1707
94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