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5601
  • Today : 663
  • Yesterday : 926


세상의 등뼈

2011.06.13 23:40

물님 조회 수:2953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 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 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차안의 핸드폰 [3] file 하늘꽃 2009.01.13 2674
272 바다는 file 운영자 2007.09.09 2676
271 포도주님독백 [7] 하늘꽃 2008.08.21 2676
270 [5] 하늘꽃 2008.11.17 2677
269 킬리만자로의 표범 [2] 물님 2011.07.03 2677
268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2677
267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물님 2018.06.05 2679
266 독일 발도로프학교 아침 낭송의 시 물님 2009.04.16 2680
265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file 구인회 2010.01.29 2681
264 사랑 요새 2010.12.11 2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