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4512
  • Today : 500
  • Yesterday : 916


담쟁이

2014.05.13 06:28

물님 조회 수:3102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 [2] 요새 2010.09.09 2592
102 별속의 별이 되리라 -잘라루딘 루미 구인회 2012.06.30 2591
101 가지 않은 길 요새 2010.03.19 2591
100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2589
99 사랑이 명령하도록 하라 [2] 물님 2016.02.05 2588
98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2588
97 그대에게 /이병창 [2] 하늘 2010.09.08 2587
96 오 늘 - 구상 물님 2011.05.16 2584
95 봄은 울면서 온다 도도 2014.03.25 2583
94 새해 첫 기적 [1] 도도 2011.01.01 2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