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5014
  • Today : 930
  • Yesterday : 851


걸음마

2012.11.30 06:34

도도 조회 수:3545

걸음마

 

나는 기어간다.

젖 냄새 향기로운

당신을 향하여

나는 섰다가도

기어가는 게 빠르다.

 

당신은 나를 서서

걸어오라 하신다.

나는 양팔을 벌려

균형을 잡고

한두 발 걷다가 쓰러지면

그 자리엔 항상

당신이 계신다.

나의 양팔은 한 순간 넘어지지만

당신의 양팔은 항상 벌려져 있어

잡고 서다가 놓고 서다가

혼자서 걷는 나

비척이다 넘어지는 나

 

황량한 들판으로

세찬 바람 속으로

산꼭대기까지

그 어디라도

 

손뼉치며 안아주시는

부드러운 목소리 들리는

오늘 나는

당신을 향하여

열 발도 넘게 간다

 

2012112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0 단풍 지혜 2011.11.06 3764
169 금줄 [2] 지혜 2012.07.12 3745
168 나들이 [1] 지혜 2013.12.11 3742
167 순천의 문으로 [1] 지혜 2012.03.10 3730
166 풍경 [1] 지혜 2012.03.16 3725
165 엿보기, 미리 보기 [1] 지혜 2011.09.25 3718
164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2] 도도 2011.11.07 3710
163 관계 [2] 지혜 2011.08.31 3710
162 거기까지 [2] 지혜 2012.03.07 3705
161 달떴네 [4] 솟는 샘 2013.10.22 3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