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92302
  • Today : 574
  • Yesterday : 1345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4598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3 물님의 시 - 화순 운주사 운영자 2007.08.19 4399
262 당신의 모습 [1] 물님 2009.09.01 4399
261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4403
260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4406
259 경북군위 인각사 초청 시낭송 file 운영자 2007.08.19 4408
258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4409
257 아침에 하는 생각 물님 2009.04.10 4411
256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4416
255 꽃 한송이 [3] 운영자 2008.11.09 4417
254 구름의 노래 [1] 요새 2010.07.28 4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