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1269
  • Today : 994
  • Yesterday : 150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62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3 사월에^^음악 [5] 하늘꽃 2008.03.27 2290
112 사막을 여행하는 물고기 [2] 물님 2009.05.15 2299
111 10월 [1] 물님 2009.10.12 2312
110 sahaja님의 '불재'를 읽다가... [3] 포도주 2008.05.23 2322
109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2334
108 나무학교 물님 2013.11.27 2334
107 당신은 [2] 하늘꽃 2008.03.20 2337
106 사랑하는 별하나 [1] 불새 2009.09.24 2339
105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2347
104 마지막 향기 [2] 만나 2011.03.16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