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66691
  • Today : 941
  • Yesterday : 859


풀 - 김수영

2011.12.11 06:24

물님 조회 수:3197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3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3258
132 이별1 도도 2011.08.20 3265
131 경각산 가는 길 file 운영자 2007.09.09 3271
130 사대원무주 四大元無主 [7] file 구인회 2010.02.06 3276
129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1] 물님 2010.03.17 3279
128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3281
127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3291
126 동시 2편 물님 2012.03.02 3301
125 느을 당신이 있네요. [1] 솟는 샘 2013.11.06 3303
124 雨期 [1] 물님 2011.07.29 3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