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5666
  • Today : 332
  • Yesterday : 933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156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고백시편 -13 [2] 조태경 2008.06.14 2692
302 나비 / 류 시화 [1] file sahaja 2008.06.16 2220
301 나는 나날이 운영자 2008.06.18 2223
300 어떤바람 [3] 하늘꽃 2008.06.19 2566
299 웅포에서 [1] 하늘꽃 2008.06.24 2173
298 약수정 오늘 이시는 내가만든 지붕을 부셔줬다 [3] 하늘꽃 2008.06.30 2345
297 어떤 타이름 하늘꽃 2008.07.01 2213
296 따뜻함에 대하여 [6] 운영자 2008.07.03 3172
295 아니 ! 제목이 춤을~ [5] 하늘꽃 2008.07.15 3064
294 여물 [4] 운영자 2008.07.21 2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