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939
  • Today : 1165
  • Yesterday : 1280


눈 / 신경림

2012.12.24 23:00

구인회 조회 수:1671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1] 샤론(자하) 2012.03.12 1569
312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1571
311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1571
310 초파일에 [2] file 도도 2009.05.02 1572
309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572
308 내 아비 네 아비 / 이중묵 이중묵 2009.02.04 1573
307 인생을 말하라면 물님 2011.12.05 1573
306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573
305 거울 물님 2012.07.24 1573
304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