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겨울 / 이중묵
2009.02.26 05:34
무주 겨울 / 이중묵
마른 눈이
얼어붙은 남대천 위로 날린다
바람이 불어 다시 하늘로 올라
땅에 쌓일 줄 모르는 것은 세월이다
먼 옛날 전셋집
붉은 함석지붕 위에는 쌓이더니
오늘은 내가 살지 않는다고
기와지붕으로 바뀌었다고
눈은 쌓이지 않는다
다리 밑 냇물은
반질반질 얼었지만
아이들은 춥다고 얼음지치지 않는
황량한 얼음판
두꺼운 얼음위로 날아온
어떤 옛날의 그 하루 속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외로이 돌아온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마른 눈이
얼어붙은 남대천 위로 날린다
바람이 불어 다시 하늘로 올라
땅에 쌓일 줄 모르는 것은 세월이다
먼 옛날 전셋집
붉은 함석지붕 위에는 쌓이더니
오늘은 내가 살지 않는다고
기와지붕으로 바뀌었다고
눈은 쌓이지 않는다
다리 밑 냇물은
반질반질 얼었지만
아이들은 춥다고 얼음지치지 않는
황량한 얼음판
두꺼운 얼음위로 날아온
어떤 옛날의 그 하루 속에는
아무것도 모른 채
외로이 돌아온 나를 보고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댓글 2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03 | 봄밤 - 권혁웅 | 물님 | 2012.09.20 | 2119 |
| 302 | 풀 -김수영 | 물님 | 2012.09.19 | 2070 |
| 301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2062 |
| 300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2071 |
| 299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2146 |
| 298 |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 물님 | 2012.08.13 | 2071 |
| 297 | 김종삼, 「라산스카」 | 물님 | 2012.07.24 | 2070 |
| 296 | 거울 | 물님 | 2012.07.24 | 2202 |
| 295 | 꽃 -김춘수 | 물님 | 2012.07.24 | 2222 |
| 294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2023 |
세월 --- 한 오십년은 지나간 것 같고요
전셋집 --- 한 아홉번은 다닌 것 같고요
어린시절 --- 논방죽 얼음판에서 팽이치기 자치기 좀 논 것 같고요
외로움도 금방 지나가려는가 싶으니
오늘을 웃으며 간절히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