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7214
  • Today : 809
  • Yesterday : 107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367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 서정주, 「푸르른 날」 물님 2012.09.04 2324
272 확신 [2] 이상호 2008.08.03 2325
271 순암 안정복의 시 물님 2015.02.17 2325
270 풀꽃 - 나태주 [2] file 고결 2012.03.06 2325
269 최영미, 「선운사에서」 물님 2012.03.05 2329
268 눈물 [1] 물님 2011.12.22 2330
267 사로잡힌 영혼 [1] 물님 2018.09.05 2330
266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2331
265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332
264 구름 한 점 file 구인회 2010.02.02 2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