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73998
  • Today : 765
  • Yesterday : 831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3418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둥우리여 - 백글로리아 [2] 구인회 2012.09.26 3432
182 웅포에서 요새 2010.12.05 3434
181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물님 2021.10.19 3434
180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3436
179 행복해진다는 것 [1] 운영자 2008.12.04 3440
178 그리움 [2] file 샤말리 2009.01.12 3443
177 거울 물님 2012.07.24 3443
176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요새 2010.03.19 3446
175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3447
174 꿈 길에서 1 요새 2010.03.15 3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