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8146
  • Today : 807
  • Yesterday : 934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2434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 희망가 물님 2013.01.08 2437
182 어떤바람 [2] 제로포인트 2016.04.04 2436
181 꽃 꺾어 그대 앞에 [1] file 구인회 2010.01.30 2436
» 가을 저녁의 시 [1] 물님 2010.11.18 2434
179 오규원, 「겨울숲을 바라보며」 물님 2012.01.02 2433
178 갈 대,, `신경림 구인회 2010.03.15 2433
177 안부 [3] file 물님 2009.03.05 2433
176 민들레 [2] 운영자 2008.11.19 2433
175 문수암(내 손버릇을 고쳐놓은시) [3] 하늘꽃 2008.08.15 2433
174 강 - 황인숙 물님 2012.07.12 2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