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63 | 뉴욕에서 달아나다 | 물님 | 2012.06.04 | 1942 |
262 | 확신 [2] | 이상호 | 2008.08.03 | 1945 |
261 | 순암 안정복의 시 | 물님 | 2015.02.17 | 1945 |
260 | 어떤바람 [2] | 제로포인트 | 2016.04.04 | 1945 |
259 | 자녀교육을 위한 시 - 칼릴 지브란 | 물님 | 2018.06.05 | 1945 |
258 | 사철가 [1] | 물님 | 2009.03.16 | 1946 |
257 | 시론 | 물님 | 2009.04.16 | 1946 |
256 | 님의 침묵 [1] | 물님 | 2009.05.29 | 1946 |
255 | 아직도 사랑한다는 말에 [1] | 요새 | 2010.03.19 | 1948 |
254 | 서정주, 「푸르른 날」 | 물님 | 2012.09.04 | 1957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