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28194
  • Today : 946
  • Yesterday : 1456


톱과 낫 거두기

2009.01.17 12:56

이중묵 조회 수:2052




톱과 낫 거두기 / 이중묵


공단 안의 버려진 빈터에서
아카시는 삼 년을 자랐고
그 아래서
작년에 죽은
갈대 줄기, 개망초 그림, 쑥대 그림과
새로 난 그 자식들의 줄기들과
올해 찾아온 오월이 키 재기를 한다.
얼키설킨 덤불이 쓸모 없다며, 나는
벌써 어떤 톱과 낫을 냈다.
아카시는 오월 향을 날리고
갈대 쑥대 개망초는
여기저기에서 뱉어내는
냄새를 먹고 있었다.
마음 빈 데에 버려진 수풀 속 하나가
제 하는 일의 이름을 묻는다
나는 그대인 나에게 묻고
어떤 톱과 낫을 거둔다.
나의 톱과 낫을 거둔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3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279
312 거짓말을 타전하다 [1] [2] 물님 2012.04.24 1279
311 뉴욕에서 달아나다 물님 2012.06.04 1281
310 세월이 가면 물님 2015.02.20 1284
309 아직 가지 않은 길 [2] file 구인회 2010.02.05 1285
308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286
307 봄 소식 하늘꽃 2009.03.02 1289
306 꽃 -김춘수 물님 2012.07.24 1289
305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291
304 그대 옆에 있다 - 까비르 [2] 구인회 2012.02.15 1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