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2011.12.11 06:24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13 | 구름의 노래 [1] | 요새 | 2010.07.28 | 2963 |
212 |
나는 배웠다 / 샤를르 드 푸코
[1] ![]() | 구인회 | 2010.07.27 | 2963 |
211 | -정현종 ‘가을, 원수 같은 | 물님 | 2021.10.19 | 2956 |
210 | 눈동자를 바라보며 | 물님 | 2009.03.25 | 2951 |
209 |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 물님 | 2012.07.01 | 2950 |
208 | 폼 잡지 말고 [1] | 하늘꽃 | 2011.06.02 | 2947 |
207 |
꽃 꺾어 그대 앞에
[1] ![]() | 구인회 | 2010.01.30 | 2947 |
206 | 간절 - 이재무 | 물님 | 2012.09.06 | 2945 |
205 | 행복해진다는 것 [1] | 운영자 | 2008.12.04 | 2944 |
204 | 봄 눈 / 물 [2] | 하늘꽃 | 2008.02.22 | 2944 |
바람맞으면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
사람도 센바람을 맞은 사람이 야무지게 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