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9883
  • Today : 1109
  • Yesterday : 1280


최영미, 「선운사에서」

2012.03.05 08:14

물님 조회 수:1552

최영미,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시_ 최영미 - 1961년 서울 출생.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등을 출간함. 이수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3 세상의 등뼈 물님 2011.06.13 1553
322 석양 대통령 물님 2009.05.13 1557
321 '손짓사랑' 창간시 file 도도 2009.02.03 1558
320 새벽밥 물님 2012.09.04 1558
319 밥이 하늘입니다 물님 2010.11.29 1559
318 사랑하는 까닭 [3] 물님 2009.09.27 1560
317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560
316 당신에게 말 걸기 [1] 물님 2011.09.26 1561
315 원시 -오세영 물님 2012.07.01 1561
314 눈동자를 바라보며 물님 2009.03.25 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