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 신경림
2012.12.24 23:00
눈 / 신경림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내 몸이 이 세상에 머물기를 끝내는 날
나는 전속력으로 달려 나갈 테다
나를 가두고 있던 내 몸으로 부터
어둡고 갑갑한 감옥으로 부터
나무에 붙어 잎이 되고
가지에 매달려 꽃이 되었다가
땅속으로 스며 물이 되고 공중에 솟아 바람이 될테다
새가 되어 큰곰자리 전갈자리까지 날아올랐다가
허공에서 하얗게 은가루로 흩날릴 테다
나는 서러워하지 않을 테야
이 세상에서 내가 꾼 꿈이
지상에서 한갓 눈물자국으로 남는다 해도
이윽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때 가서 다 잊는다 해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43 | 나는 나 I 마에스터 에크하르트 (Master Eckhart) | 구인회 | 2012.07.24 | 2705 |
242 | 내 똥에서 나온 반딧불 [1] | 운영자 | 2007.07.19 | 2710 |
241 | 눈동자를 바라보며 [1] | 운영자 | 2008.12.28 | 2710 |
240 | 풀 -김수영 | 물님 | 2012.09.19 | 2710 |
239 | 새벽밥 | 물님 | 2012.09.04 | 2712 |
238 | 가졌습니다 | 하늘꽃 | 2008.01.08 | 2714 |
237 | 갈 대,, `신경림 | 구인회 | 2010.03.15 | 2714 |
236 | 아침에 하는 생각 | 물님 | 2009.04.10 | 2715 |
235 | 바다가 말하기를 [2] | 운영자 | 2008.12.06 | 2721 |
234 | 김세형,'등신' | 물님 | 2012.03.12 | 2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