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44263
  • Today : 1389
  • Yesterday : 1340


가을 저녁의 시

2010.11.18 06:53

물님 조회 수:1782

<가을 저녁의 시>
김춘수

누가 죽어 가나 보다.
차마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 세상 외롬 속에서
물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 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 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 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3 호수 -문병란 물님 2012.05.23 1727
302 간절 - 이재무 물님 2012.09.06 1727
301 한동안 그럴 것이다 물님 2011.05.05 1729
300 풀 -김수영 물님 2012.09.19 1729
299 마음의 지도 물님 2012.11.05 1729
298 까비르 "신의 음악" [1] 구인회 2012.06.26 1732
297 목적독백 [4] file 하늘꽃 2009.01.12 1733
296 당신은 file 물님 2009.06.01 1733
295 정지용,「별똥이 떨어진 곳」 물님 2012.07.01 1735
294 「짐승이 되어가는 심정」 물님 2012.08.13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