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33443
  • Today : 1153
  • Yesterday : 1145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2008.05.15 22:57

관계 조회 수:2013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장진성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 글씨를 목에 건채

어린 딸 앞에 세운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려는 모성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군인이 백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원으로

밀가루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오늘 우연히 마주한 이 시 앞에서
내눈이 내 입술이 파르르 떨립니다. )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3 보고 싶다는 말은 물님 2012.06.04 1376
92 내가 사랑하는 사람 물님 2012.03.19 1373
91 봄날에 [1] 요새 2010.01.01 1373
90 이육사 유고시 -광야 물님 2021.06.10 1372
89 이홍섭, 「한계령」 물님 2012.06.21 1371
88 흰 구름 [1] 요새 2010.07.06 1371
87 신록 물님 2012.05.07 1369
86 나는 우주의 것 - 정명 키론 2011.11.21 1369
85 함성호, 「너무 아름다운 병」 물님 2011.11.22 1367
84 전라도길 구인회 2010.01.26 1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