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tal : 2355689
  • Today : 751
  • Yesterday : 926


한동안 그럴 것이다

2011.05.05 06:28

물님 조회 수:2834

 

 

     한동안 그럴 것이다

                              윤 제림

한 젊은 부부가,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운 아이를
공원에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는다.
그네 위에 걸터 앉혀 놓고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저러다가 어느 날, 언제부터인가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곤,
잠시 놀라지만
이내 잊어버린다.

아이가 자신들의 가슴속에
푸욱 들어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동안 부모의 가슴에 갇혀 자란다.
그러다가 어느날,
아이는 부모의 가슴에 난 작은 틈을 찾아내
문을 낸다,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다.
그 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온다.

또 어느 날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 하날
양손에 붙들고 와서 저렇게 사진을 찍는다.
필림 한 통을 다 찍는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숯덩이가 저 혼자 [2] 요새 2010.02.04 2850
172 나는 숨을 쉰다 [1] 물님 2011.11.28 2853
171 조국을 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2] 하늘꽃 2008.02.06 2855
170 보내소서~힘 되도록~ [2] 하늘꽃 2008.06.06 2855
169 바람의 길목에서 / 이중묵 [3] file 이중묵 2009.01.24 2855
168 달의 기도 물님 2022.09.19 2863
167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 물님 2009.08.31 2865
166 양애경 - 조용한 날들 [1] [1] 물님 2012.05.15 2867
165 봄 눈 / 물 [2] 하늘꽃 2008.02.22 2870
164 남명 조식 물님 2022.07.28 2871